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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과 다를 것이 없지 않는가?

작성자 마리아 조회수 492
작성일 07-12-11 18:10
세상 사람과 다를 것이 없지 않는가?

 세상 사람들은 어떤 그룹의 책임자가 되면 무엇인가 얻은 것 같고, 윗자리에 선 듯한 느낌이 들어 어깨가 저절로 올라가고, 입가에 살포시 미소가 흘러가며, 안색이 복사꽃 빛으로 변하여 갈 것이지만, 수녀원에서는 책임을 받게 되면 어깨가 저절로 내려가고, 뭔지 모르는 무게를 느끼게 된다. 순명서원을 하였으니, ‘예’를 하게 되지만 그때부터 신앙의 시험을 받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어깨가 무거운 것은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지 못한 탓이지만 그게 어디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인가!
 수도회의 장상직은 종신제가 아니니 서로 돌아가면서 하는 것임에도 임기 동안의 책임감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나 여타 단체들은 그 구성원들이 각기 자신의 이익을 기초로 모여 있으니, 이익이 보장되는 한은 책임자가 충분한 힘과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나, 수녀원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하느님께 ‘예’를 드리고 하느님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이니 어떤 때는 그 어떤 그룹보다도 강한 힘을 발휘하지만, 각 개인이 드린 ‘예’가 흐려지면 어느새 그 힘은 사라지고, 약화될 수 있으니 사회에서 말하는 힘을 행사 할 수 없다.
 사실 수도원의 장상이 갖는 권한은 회원들에게 순명하는 권한 밖에는 없다.
 장상이 되면 무엇인가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하나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마음대로 되는 것도 없다. 장상이 되기 전에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었으나 장상이 되면 오히려 자신의 의견조차도 낼 수 없고, 회원의 의견을 수렴 할 뿐이다. 그러니 종들의 종이 되어야 하는 자리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한 번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사람을 뽑을 때는 기도가 얼마나 필요한지 모른다. 한편으로는 임기가 끝났으니 속 시원하고, 빨리 시간이 지나 툭툭 털고 이 자리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재임’이라는 단어 속에 담겨진 순 인간적인 내용 때문에 재임되지 않았을 때 섭섭해질까 걱정되고, 어떤 반응을 할 지 모르기 때문에 두려웠다. 재임이라는 단어는 그동안 그래도 잘 했으니 한 번 더 하라는 의미가 함축적으로 담겨있기 때문에 재임되지 않으면 회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니 여러 사람에게 물러설 때 기쁘게 물러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솔직히 고백하고 ‘잘 물러날 수 있게’ 기도해 달라고 부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나는 사람들의 인정에서 자유롭지 못하였으니, 세상 사람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내 자신이지 않는가!
 어쨌든 재임되어 다시 새 출발을 할 때 초임 때 무엇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두려웠던 것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두려움이라는 녀석이 따라다닌다. 이제는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볼 때 나의 능력이나 나의 장점이 하느님의 도구가 된 것이 아니라 나의 부족함과 단점, 한계의 자리가 바로 하느님께서 일하셨던 자리였음을 깊이 알고 감사드리기에 두려움도 하느님께 맡겨드린다.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 임희중 마리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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