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정이란 말은 피소정념(避騷靜念), 혹은 피세정수(避世靜修)의 
줄임말입니다. 그 뜻은 소란함, 혹은 세상을 피해서 
조용히 묵상에 잠기거나 또는 자신을 닦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즉 평상시의 생활에서 물러나와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것
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지요.

14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피정은 수도자나 
은수자들에게만 해당되던 개념이었습니다. 
차츰 평신도들에게도 피정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중 
이냐시오 성인의 "영신수련"이 교회에 소개되면서 
이 방법을 통하여 평신도들도 자신을 돌아보고 
수련하는 기회가 열리게 됩니다.

16세기 초 성빈첸시오 드 바오로가 당시 사회적 요청에 응하여 
처음으로 평신도들의 단체피정을 지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계기로 평신도들의 피정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게 되죠.

피정은 근본적으로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위한 것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각자는 나름대로 
하느님의 뜻에 맞게끔 살아가려고 일생생활 속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현실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끔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잠깐이라도 떠나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하느님의 뜻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좀더 하느님의 뜻에 맞는 생활로 자신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바오로딸 교리실-